28개월 아들의 머리할 때가 되었다. 돈도 아끼고 유튜브 영상을 찾아보니 쉬워보여서 직접 잘라주기로 했다.
어렸을 때 어머니가 머리를 잘라주셨는데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어서 아이와의 추억도 남길 겸 도전하기로 했다.
투블럭이 할만해 보여서 바리깡과 가위를 주문하려고 보니 어떤걸 사야할지 막막했다.
다 비슷비슷해보여서 쿠팡 검색 중에 방수도 되고 색깔도 아이가 무서워하지 않을 흰색에 초록색이 들어간 바리깡으로 선택했다.
처음에 미용실에서 바리깡 소리만 들어도 기겁했었는데 일단 외관상으로는 합격이다.
1. 옆머리 자르기
먼저 기준이 되는 선을 잡고 옆머리를 바리깡으로 밀어주면 된다.
선을 잡을 때는 헤어 집게 핀으로 잡아주면 좋은데 우리 아이는 그걸 무서워해서 그냥 손으로 잡아줬다.
바리깡은 그대로 사용하게 되면 상당히 머리가 짧게 잘리게 된다.
6mm 또는 9mm 캡이 존재하는데 그걸 바리깡 앞부분에 끼워줘야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나는 6mm 캡을 씌우고 밀어줬다.
2. 뒷머리 자르기
뒷머리는 옆머리에서 사선으로 떨어지게끔 선을 잡고 옆머리 처럼 바리깡으로 밀어준다.
6mm로 미는 것이 끝났다면 이제 뒷머리와 옆머리 경계를 정리해줄 시간이다.
6mm 캡을 빼고 옆머리와 뒷머리의 경계를 올려 치듯이 정리해준다.
바리깡을 잡고 손목을 까딱이듯이 정리해주는게 팁이다.
손을 들어올리면서 치면 일명 ‘쥐파먹기’ 처럼 땜빵이 생길 수 있다. 조심 또 조심.
3. 앞머리 길이 자르기
이제는 가위를 사용할 차례다.
앞머리 길이에 맞춰서 옆머리 길이도 잘라줄 것이기 때문에 기준이 될 앞머리 길이를 맞춰서 잘라준다.
4. 옆머리 길이 자르기
앞머리 길이에 맞춰서 가위로 잘라준다.
귀를 살짝 넘기는 것이 보기에 좋아보였다.
5. 머리에 층 내기
전반적으로 길이는 맞춰졌지만 머리가 아직 투박한 느낌이 날 것이다.
왜냐하면 머리 윗부분에서 자란 머리가 앞부분까지 길게 내려왔기 때문이다.
머리 윗부분의 길이와 앞, 옆 부분의 머리의 길이를 맞춰줘야 한다.
그래야 ‘층’이 생기면서 머리카락의 밀도가 낮아지게 된다.
그러면 머리가 무거운 느낌이 아니라 가벼운 느낌이 나게 된다.
층 내는 것도 기준이 필요하다.
바로 처음에 앞머리 길이라는 기준을 만들어줬으니 앞머리와 뒷머리를 동시에 잡아서 올려준다.
머리카락 키재기를 하는 것인데 앞머리를 기준으로 키가 더 큰 녀석들을 잘라준다.
정수리 부분까지 이런 방식으로 튀어나온 녀석들을 잘라주면 된다.
옆머리도 동일하다.
옆머리를 기준으로 정수리 쪽으로 잡아주면서 키가 큰 머리카락을 가위로 잘라준다.
6. 머리 솎아 내기
이제 머리카락을 솎아내주는 단계이다.
층을 내주었어도 여전히 투박하게 머리카락이 빽빽히 찬 것처럼 보이는 곳들이 있다.
이런 부분을 ‘솎는 가위’ 또는 ‘숱 치는 가위’라는 걸로 잘라준다.
숱 치는 가위는 일반 가위와는 다르게 가위가 지나가는 모든 부분을 자르지 않고 중간중간 듬성듬성 자르게 된다.
머리가 무거워 보이는 곳들을 1~2번정도 손으로 잡고 잘라주면 된다.
사실 이 부분은 그냥 감으로 자르는 것이다. 한번 잘라보고 아직 더 숱을 쳐야겠다고 생각하면 다시 잘라보면 된다…ㅎㅎ
주의할 점
아이가 떨어진 머리카락이 몸에 닿으면 따가워할 수 있다. 그래서 ‘미용망토’를 씌워서 하는 걸 추천한다.
어린 아이들은 아직 자리에 가만히 앉아있지 못한다.
그래서 꼭 스마트폰이나 패드로 아이가 평소에 좋아하던 것들을 틀어줘서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
제일 어려웠던 점이 아이가 수시로 머리를 움직인다는 점이었다.
더군다나 꼼꼼한 성격이라 조금씩 자르면서 상태를 확인하다보니 1시간 30분이라는 시간이 걸려 커트가 끝났다.. ㄷㄷ
아무쪼록 이 경험이 직접 아이 머리를 해주시려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혹시 제가 샀던 바리깡과 동일한 모델로 구매하시려는 분들을 위해 아래에 링크로 달아놓겠습니다.
이번에는 정신이 없어서 그냥 자르기에 바빴는데 다음번에는 영상과 이미지로 업데이트 하겠습니다!